왜 ‘Uncontrollable Thoughts’는 오히려 더 정교하게 들릴까?
두 사람의 만남이 만든 ‘질서 있는 혼돈’을 파고들어요
독일 일렉트로니카의 상징 Robert Lippok과 조지아의 신예 프로듀서 Anushka Chkheidze. 두 사람이 만든 첫 듀오 앨범 ‘Uncontrollable Thoughts’는 제목과 달리, 생각이 통제되지 않는 대신 사운드는 놀랍도록 통제된 질감을 들려줘요. 발매는 2025년 10월 31일, 레이블은 Morr Music(배급 Bigwax)예요.
둘이 만나면 뭐가 달라지죠?
- 역할 분담의 균형: 리뷰가 짚듯, Lippok은 리듬과 구조, Chkheidze는 색채감과 멜로디를 주로 담당한 듯해요. 이 배치는 곡마다 선명한 초점을 만들고, 전반적으로 electronica-pop의 매끈한 표면을 갖게 해요.
- 감정과 공학의 교차점: 건조한 비트 위에 피아노와 신스가 겹치면서, 차가움과 따뜻함이 동시에 살아나요. 그래서 ‘혼돈’이 아니라 정교하게 설계된 파동[/highlight>처럼 들려요.
배경 노트: Robert Lippok는 To Rococo Rot의 멤버로, Tarwater와 더불어 2000년대 초 독일 일렉트로니카 미학을 세운 인물로 평가돼요. 본작 이전에 Lippok의 EP ‘Open Close Open’(초기 Raster-Noton 발매)이 12인치로 재발매되며 Morr Music과의 접점이 다시 주목받았고, 이번 듀오 앨범으로 그 연결이 본격 확장됐어요.
키 트랙으로 듣는 포인트
- Rainbow Road: 먼 듯한 dub 뉘앙스의 리듬, 서서히 올라오는 사츄레이션의 호흡, 그리고 전체를 붙잡는 키보드 코드 진행. 한 곡 안에서 밀도와 공간이 바뀌는 순간들을 찾아보세요.
- Bird Song: 악기 간 대화가 또렷한 전자 팝 인스트루멘털. 미세한 리듬 변주가 선율을 밀어 올리는 느낌이 매력적이에요.
- Contact Zone: 얇게 쌓인 신스 레이어가 리듬의 골격을 따라 유영해요. ‘접촉’이라는 제목처럼, 서로 다른 질감이 스치며 만들어내는 스파크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.
- 타이틀곡 Uncontrollable Thoughts: 약 10분 동안 펼쳐지는 엘리지 같은 신스 패드의 진동과 후반부 리듬 도입의 전환. 시간의 흐름 자체가 드라마가 돼요.
- 피아노가 주도하는 곡: Anushka Chkheidze의 피아노가 전면에 서며 잔잔한 멜랑콜리를 그려요. 전자 질감 사이에서 유독 인간적인 온도를 남겨요.
- Opening (실은 앨범의 마지막 트랙): 분리된 듯한 피아노 터치가 특징이에요. 전반적 인상보다는 약하지만, 앨범의 잔향을 길게 끌어주는 엔딩으로 받아들이면 좋아요.
첫 감상 루트: Rainbow Road → Contact Zone → 타이틀곡 Uncontrollable Thoughts(집중 청취) → Bird Song → 피아노 중심 트랙 → Opening 순으로 들으면 앨범의 구조와 감정선이 자연스럽게 잡혀요.
왜 지금 이 앨범일까요?
- 세대와 지역을 잇는 브리지: 독일 일렉트로니카의 미학과 조지아 신예의 감각이 만난 희귀한 케이스예요.
- 입구는 쉽고, 깊이는 길다: 전자 팝의 선명함으로 들어오되, 레이어와 질감의 공학적 쾌감은 반복 청취에서 커져요.
- 레이블의 맥락: Morr Music의 정체성(멜로디, 온도, 섬세함)을 현재적 감각으로 업데이트해요.
이 앨범은 ‘즉시 폭발’이 아니라 ‘서서히 스며드는’ 타입이에요. 첫 트랙에서 모든 걸 기대하기보다, 좋은 헤드폰으로 미세한 노이즈와 질감 변화(특히 사츄레이션의 상승)를 따라가면 몰입도가 훨씬 커져요.
결론: 제목은 통제 불가, 사운드는 정밀 제어. 두 사람이 만든 ‘균형’이 곡을 오래 머물게 해요.
여러분은 어떤 트랙에서 가장 강한 순간을 느끼셨나요? Rainbow Road의 밀도, 아니면 타이틀곡의 10분 드라마? 댓글로 첫 인상을 들려주세요. 다음 플레이리스트 큐레이션에 반영해볼게요!
Ref: Anushka Chkheidze + Robert Lippok : Uncontrollable Thoughts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