빛이 물을 스치면, 음악은 어떻게 굽어질까? Ivar Grydeland의 ‘Bøyning, Brytning’에서 답을 찾았어요
결론부터 말해요: 이 앨범은 빛과 물의 물리학을 소리로 조각해요
Ivar Grydeland이 10년 만에 선보인 새 솔로 앨범은 첫 트랙 17분으로 세계관을 먼저 세팅하고, 이후 곡들로 그 가설을 실험하듯 확장해요. 전자적 잔향, 이질적인 기타 텍스처, 그리고 둔중하게 깔리는 타악이 만나 ‘빛의 굽힘과 굴절’을 음향으로 체감하게 합니다.
앨범명: Bøyning, Brytning (노르웨이어로 ‘굽힘, 굴절’) | 아티스트: Ivar Grydeland | 발매: 2025-10-24 | 레이블: Sofa(허브로에서 이적) | 스타일: 실험적 록/사운드 아트. 아티스트는 오슬로 피오르드의 반도에 거주하며, 물과 빛의 상호작용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알려져요.
왜 ‘굽힘’과 ‘굴절’일까요?
핵심은 물리 개념을 소리로 번역하는 방식이에요. 페달 스틸, 포르투갈 기타, 일렉트릭 기타가 짧고 절제된 개입으로 파동을 만들고, 전자 처리가 그 파동을 휘고 꺾이게 해요. 여기에 드러머 Michaela Antalová의 먹먹한 타격감이 합쳐지며, 잠에서 깨듯 천천히 각성하는 사운드 조경을 만듭니다.
- 전자음의 결정적 역할: 잔향과 공명, 미세한 위상 차를 활용해 ‘빛이 물 위에서 반사·굴절되는 느낌’을 귀로 그려요.
- 악기 경계의 착시: 기타 픽업 전환이 톰 프레임 타격처럼, 드럼의 들쭉날쭉한 어택이 전기 신호처럼 들려요. 청각적 파레이돌리아를 의도한 설계예요.
소리가 빛처럼 들리는 순간들
- 오프닝 트랙(17분): 한 덩어리의 가정(사운드 포스트ulat)을 제시하고, 이후 곡들이 그 가정을 다른 각도에서 ‘굴절’시켜요.
- Virkning Av Lysets Bøyning: 말미의 하모닉스가 미세하게 솟아올라, 수면 위 빛무늬의 떨림을 연상시켜요.
- Virkning Av Lysets Brytning: 규칙적인 탭핑이 리듬의 축을 세우고, 딜레이가 미광처럼 번져 리듬의 경계가 흐릿해져요. 앨범의 ‘현상 실험’이 가장 또렷이 들려요.
- Snyt Meg Langsommere: 기타가 더 ‘맨몸’으로 남는 순간, 실험의 밀도가 옅어져 흡인력이 다소 줄어들어요. 그래서 다시 앞선 트랙들로 돌아가게 됩니다.
추천 감상법 요약: 1) 첫 트랙을 통째로 듣고 세계관을 체득하세요. 2) 이어서 ‘Virkning Av Lysets Brytning’으로 리듬-잔향의 굴절을 느껴보세요. 3) [헤드폰 권장] 미세한 페달·딜레이의 상호작용이 핵심이라 공간감 확보가 중요해요. 4) 볼륨은 중간 이하로, 잔향의 꼬리를 관찰하듯 들으면 더 생생합니다.
사운드 설계의 디테일, 이렇게 들어보세요
- 기타의 ‘짧은 붓질’: 롱톤보다 미세한 터치가 많아요. 한 음의 입자감에 집중하면 물결의 미세한 꺾임이 느껴져요.
- 드럼의 소음-리듬 경계: 둔중하지만 거칠지 않게, 프레임과 헤드의 이행이 전자음처럼 착시를 만들어요.
- 전자 처리의 그물: 리버브/딜레이의 꼬리와 기타 하모닉스의 간섭이 ‘반사’의 소리적 환영을 낳습니다.
주의: 멜로디 훅을 기대하면 박자가 느리게 느껴질 수 있어요. 이 앨범은 ‘서서히 깨어나는 질감’이 미덕이에요. 초반의 둔중한 밀도는 의도된 설계로, 중도 이탈보다 전체 호흡으로 듣는 편이 만족도가 높습니다.
누가 좋아할까요?
- 기타의 물성, 잔향의 공학을 탐구하길 원하는 분
- 앰비언트/사운드 아트/실험 록의 경계를 즐기는 청자
- 물과 빛의 이미지로 음악을 시각화해 듣는 방식을 좋아하는 분
한 줄 평
빛의 굽힘과 굴절을, 기타와 전자로 번역한 청각적 수묵화Ref: Ivar Grydeland : Bøyning, Brytning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