단 한 줄의 합창이 만든 포스트록의 심장: Jessica Moss ‘Unfolding’은 어떻게 우리를 붙잡나
결론부터 말할게요. Unfolding의 핵심은 “No One / Nowhere / Is Free / Until all of us are free”라는 한 줄의 합창이 만드는 거대한 정서의 파동이에요.
몬트리올의 바이올리니스트 Jessica Moss가 2025년에 발표한 새 앨범 Unfolding은 이전작보다 전기를 뺀 채 깊은 호흡으로 침잠해요. 중심에는 오롯이 바이올린이 있고, 목소리는 필터를 통과한 잔상처럼 남아요. 음악은 선명한 멜로디보다 길게 펼쳐진 음의 면(드론)으로 이어지며, 유대계 전통인 클레츠머와 아랍적 선율의 뉘앙스를 잇대어 두 문화의 간극 위에 다리를 놓으려 해요.
그 한 줄의 합창, 어떻게 탄생했을까요?
앨범의 말미에 가까운 트랙에서 여러 겹의 목소리가 “No One / Nowhere / Is Free / Until all of us are free”를 반복해요. 이 문장 속 단어들은 실제로 트랙 제목의 일부이기도 하죠. 반복은 메시지를 선동적으로 밀어붙이기보다, 파도처럼 밀려왔다 사라지며 마음의 빈자리를 울리게 해요. 결정적 순간: 메시지와 사운드가 구호가 아닌 공명으로 만나요
트랙별로 꽂히는 청취 포인트
- No One — 두 줄의 바이올린을 겹쳐 감정의 진폭을 키워요. 서로 다른 떨림이 합쳐질 때, 슬픔과 결기가 동시에 올라와요.
- No Where — 포스트록의 탁도와 앰비언트의 안개가 교차해요. 선율을 찾기보다 공간을 느껴보세요.
- No One Is Free — 바이올린이 마치 기타처럼 들려요. 활의 마찰과 보잉의 리듬이 미세한 왜곡감을 만들어냅니다.
- One, Now (feat. Tony Buck) — 처음 10분가량은 드문드문 스치는 타격이 등장하고, 이후 규칙적 퍼커션이 구조를 세워요. 멀리서 Radwan Ghazi Moumneh의 낭송이 겹치며, 마라카스와 건조한 타악이 총성처럼 들리는 잔향을 상쇄하려는 듯 맞물려요.
- Until All Are Free — 다중 보컬 레이어가 주문처럼 휘돌아요. 반복이 거칠어질 법한 지점에서도, 음색은 끝내 인간적인 체온을 남겨요.
사운드 디자인 해부: 선율보다 질감, 그리고 다리 놓기
전곡 대부분을 주도하는 건 바이올린이에요. 솔로로 시작해 층층이 쌓이며, 음과 음 사이의 여백을 길게 끌어당겨요. 그 위에 얹힌 보컬은 의미를 직접 설파하기보다, 의미가 되기 직전의 숨으로 작동하죠. 클레츠머 특유의 억양과 아랍 음악의 장식음은 같은 곡 안에서 서로를 비추며 새로운 회로를 만들어요. 바이올린 솔로가 앨범의 거의 전곡을 이끈다는 사실 자체가, 이 레코드의 미학을 설명해요
최적의 감상법
- 헤드폰 추천: 저역의 미세한 떨림과 공간감이 살아나요.
- 야간 청취: 리스너의 호흡이 느려질수록 음악의 길이가 넓어져요.
- 트랙 순서대로: 문장처럼 쌓이는 키워드를 따라가면 메시지가 선명해져요.
- 이전작 Galaxy Heart와 비교: 더 전기적이던 과거에서 한 걸음 물러나, 이번엔 울림과 여백에 집중해요.
한 줄 요약
Unfolding은 멜로디보다 공명으로 말하는, 바이올린 중심의 포스트록 명상이에요Ref: Jessica Moss : Unfolding
